여행상식2020. 2. 13. 06:45

 

최근 아주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는 없지만, 입국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정답은 바닥에 깔린 카펫이었다. 수십 번 공항을 오갔지만, 막상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질문이었다.

 

그렇다. 카펫은 입국장에서만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소음 방지를 위해서다. 상상해보라. 몇 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비행기에서 내려서 입국 심사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걸으며 내는 캐리어 바퀴 소리, 발걸음 소리는 대리석 바닥일 경우 엄청난 소음을 낼 것이다. 출국장의 경우 게이트가 나누어져 있어 소음이 분산되는지라 굳이 카펫이 필요 없다.

 

 

 

두 번째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탄 승객들이 갑작스레 딱딱한 바닥을 걸으면 관절에 무리 갈 수 있기에 푹신한 카펫을 까는 것이다. 사실 카펫은 관리하기 무척 까다롭다. 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공항 카펫은 청소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데, 이 관리 비용만 해도 인천공항 1터미널의 경우 연간 4억 3천만 원이 든다고 한다. 공항 바닥에는 이렇게 비행을 마치고 착륙한 승객들이 피로하지 않게끔 섬세한 배려가 숨어있다.

 

공항 내부의 바닥뿐만 아니라 공항 외부의 바닥에도 비밀이 있다. 최근 중국 출장길에 기내의 후면카메라로 이륙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봤는데, 갑작스레 활주로 바닥에 적힌 숫자들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알고 보니 공항 활주로의 번호는 360° 방위각을 의미한다고 한다. 편의를 위해 끝자리를 뗀 두 자리 숫자로 표기하고, 10 미만의 숫자면 앞에 0이 붙는다. 북쪽을 기준으로 두고 활주로가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고유번호가 부여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전 세계 어느 공항을 가든지 활주로의 번호가 36을 넘어가는 예는 없다. 그리고 활주로 끝과 끝에 적힌 숫자의 차이는 항상 18이 되어야 한다. 두 숫자 사이의 각도가 180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서 있는 활주로에 18이라고 적혀있다면 지금 있는 방향은 남쪽이 된다. 반대편 활주로에는 36이라고 표기가 되어있을 테고, 이는 곧 북쪽이라는 뜻이다. 9는 동쪽, 27은 서쪽이다.

 

큰 허브 공항의 경우, 같은 숫자가 적힌 활주로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동일한 활주로상 숫자 뒤에 ‘L, C, R’을 붙여 구분한다. 각각 왼쪽, 중앙, 오른쪽을 의미한다. 앞으로 활주로의 번호만 안다면 비행기 안에서도 내가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맞힐 수 있을 것이다. [신정원]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