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인 샹그릴라 가는 길. 저 산자락 속에 내가 찾는 이상향이 정말 있을까?



샹그릴라의 원래 이름은 중전(中甸)이었습니다. 지금도 지도상엔 중전으로 표기된 것이 많습니다.
이걸 2002년 샹그릴라(香格里拉)로 바꾼 것입니다.

알다시피 샹그릴라는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턴이 1933년에 발표한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탄 비행기가 인도에서 출발한 후 히말라야 너머 어딘가에 불시착하는데 그곳이 바로 인종간의 갈등도 없고, 탐욕도 없고, 종교도 화합하는 이상적인 세상 샹그릴라였습니다.  
이 소설은 발간 직후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1차대전과 세계대공황으로 찌들대로 찌든데다 2차대전의 징후까지 있었던터라 평화로운 이상향은 서구인들에게 누구나 꿈꾸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소설에 감명받은 루즈벨트 미국대통령은 대통령 전용별장을 '샹그릴라'라고 이름지었습니다. 그 유명한 '캠프 데이비드'의 이전명입니다. 샹그릴라는 별장 뿐 아니라 호텔, 과자, 술 등 다양한 곳에 이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샹그릴라가 유명해지면서 지명 쟁탈전도 벌어졌습니다. 소설에는 티벳 국경 근처 어느곳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티벳이 가깝고, 산이 높은 곳은 너도 나도 자기가 소설의 실제 무대라고 주장했습니다. 북인도가 그렇고, 티벳과 가까운 중국 서북부의 산간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중전이 2002년 드디어 공식적으로 개명해 버리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선점해 버린 것입니다. 물론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자는게 그 목적입니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란 뜻입니다.
누가 진짜 샹그릴라냐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그게 어디든, 누가 선점을 하든 말든 '자기 마음속의 해와 달'을 찾는 곳이 바로 샹그릴라 일 것입니다.

나의 해와 나의 달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전에 우선 시내 구경길에 나섰습니다.





















중전, 아니 샹그릴라는 아담합니다. 인구 33만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시내의 왠만한 곳은 모두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차도 별로 없어 도로는 한산한 편입니다.  
3,000m 가 넘는 고지대라서 그런지 하늘이 굉장히 가깝게 보입니다. 그래서 유난히 하늘도 푸르릅니다. 그리고 사방은 온통 설산입니다. 이런 주위배경이 원색을 많이 사용한 건물들과 참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입니다. 






걷다보니 정육점이 나왔습니다. 모우육이라는 한자를 봐선 야크 고기란 얘기인데 이렇게 밖에 걸어놓고 말리는게 인상적입니다. 나중에 도심 외곽의 장족(티베트족) 집을 방문해 봤는데 그 집 역시 처마 밑에 저런식으로 고기를 쭉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마치 강원도에서 차가운 겨울날 황태 널어 놓듯 한겨울동안 내내 밖에 걸어놓는데 이렇게 하면 고기가 쫄깃쫄깃한게 더 맛있다 합니다. 겨울이 긴 계절 특성을 이용하여 고기를 장기보존하는 그들만의 지혜인 것 같습니다. 






샹그릴라 시내를 어슬렁거리는데 어디선가 한국 노래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더 분명해졌습니다. 그건 이정현의 노래였습니다. 너, 바꿔, 미쳐 이런 노래들이 바로 이 가게에서, 저 문가에 놓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음반과 가요테이프를 파는 집입니다. 한류가 이 샹그릴라에도 퍼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정현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은 것으로 보아 인기 품목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정현이 돈을 벌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전부 카피된 해적판이었으니까요.





















시장구경을 빼놓을 순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재래시장을 일부러 찾아가는데 하물며 외국에서야...
어느나라를 가더라도 재래시장은 삶의 활력이 느껴지는 에너지원이고, 그 나라의 가장 깊은 속살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시장을 나와 다시 거리를 걷다보니 영화 포스터가 어지러이 붙어 있습니다. 외화는 안보이고 다 중국 영화인 것 같은데 야시시해보이는 포스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스터가 이곳저곳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샹그릴라 사람들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성(性)은 본능인가 봅니다.
거리를 걷다보니 이상향에도 성인용품점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골목 전체가 성인용품점으로 가득합니다. 다만 밤이 되어야 문을 여는지 모두 문이 닫혀 있습니다.
포스터가 붙어 있어 자세히 보니 모두 중국판 비아그라 광고입니다. '미국 비아그라의 최신 대체품'이라는 문구도 보이고 1정에 10원이라고 씌여 있습니다. 요즘 인민폐의 환율이 어떻게 되나요? 10원이면 한 알에 대략 1700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암튼 이렇게 해서 시내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머리가 조금씩 아파 옵니다. 본격적인 샹그릴라 여행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고산병 증세가 벌써 나타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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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마세이